알바구함

2020. 10. 18. 05:18살다.

중국에서 식당 알바를 한다면 얼마를 벌 수 있을까?
불산 어느 관광지를 지나다가 반가운(?) 알바구함 공고가 있어 사진을 찍었다.

알바구함
시간 : 10:30~14:30
업무내용 : 서빙, 포장, 식탁정리
요구사항 : '복종안배', 친절한 응대, 적극적이고 진취적(식당알바가 얼마나 진취적이어야 하는지)
*복종안배 : 이걸 모르겠네.. 글자 그대로 보면 '服从安排복종안배' 직역하면 '배정에 복종', 좀 부드럽게 '배정에 따르는 것', 내 방식으로 짧게 하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것'. 이걸 알바모집 공고에 굳이 써야 되나? 모르겠다. 하긴 뭐 용모단정 보다 나은 듯
시급 : 시간당 14원. 밥포함(설마 식대 포함은 아니겠지. 밥을 준다는 거겠지? 에이 설마. 밥은 주겠지), 한달 4일 휴무(어? 밥포함이 아닐지도?)

길가에서 만난 식당 알바모집 공고. 시급 14원은 한국돈으로 2500원정도


이 알바공고 오른쪽 위에는 정직원채용공고도 붙어있다.

월급 3300원 (한국돈 60만원)

수타면 배우면서 작업, 中工(모르겠다.. 중간관리자인가), 점장 (多名)
뒤에 多名(여러 명)이라 해놓은 거 봐서는 각 부문 0명인 듯
성별 : 남녀무관, 유경험자우선
나이 : 20~48세 (호적지 무관)
급여 : 3300~4800원(한국돈 60~87만원정도), 월 4일 휴무가능


이 동네 물가는 참 종잡을 수가 없다.
쌀값은 한국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고
dslr은 같거나 조금 더 비싸거나 (한국과 같다해도 쌀값을 기준으로 보면 비싼 것)
다마스 같은 작은 차는 한국과 같거나 조금 더 싸거나
bmw 5시리즈는 (뚜둥) 한국의 두배

살아보니 대충 어떤 물건이 비싼건지 보인다.
지금 당장 필요한 물건, 특히 생필품(쌀, 채소)은 엄청 싸다. 지금 필요하지만 대충 쓸 물건(1)이라면 놀랄 만큼 싸고, 적당히 오래 써야 하는 물건(2)은 적당한 가격(한국과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 한달 뒤에도 쓸 거 같지 않고 싸구려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사치품(bmw5시리즈같은)'은 쌀값을 잊게 만드는 놀라운 가격

(1)과 (2)는 항상 고민하게 만든다. 한번은 바닥 청소를 하려고 대가 달린 긴 솔을 사러 갔는데 한국돈으로 500원, 2000원, 3000원 짜리가 있더라. 아 뭐 몽둥이 끝에 솔 붙여놓은게 다 똑 같지. 싼 거 사. 싼게 최고여~

그 500원짜리 솔은 나의 청소 의지를 꺾어 버렸다. 힘찬 솔질 한방에 모가지가 댕겅 꺾여 버렸다.

... 500원짜리를 4개 사는 것이 나을까, 2000원짜리 하나 사는 게 나을까. 항상 고민하는 문제인데 한방에 댕겅은 좀 너무하잖아?
중국에 '一分钱一分货'라는 말이 있는데 그 뜻은 '1원짜리는 1점짜리 물건'이다. '싼 게 비지떡이다'라는 말과 같다.

1원짜리 물건을 100개 파는 게 쉬울까, 50원짜리를 2개 파는 게 쉬울까?

1원짜리'도' 있는데....50원짜리를 누가 사 ㅡ., ㅡ.. 어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