救命啊(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던 여자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2017. 6. 14. 22:41살다.

광저우 단톡방에 글이 올라왔다.

지난 밤인지.. 새벽인지.. 아파트 단지 안에서 어떤 여자가 목이 쉴 정도로 "救命啊~ 救命啊~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아무도 신고를 하지 않았단다.



글을 쓴 사람은 아파트 경비에게 연락을 했지만 아직까지도 어떤 답변이 없다고 한다.

경비에게 물어봐도 모르는 일이라고, 단지내 거주하는 사람들도 모른다고만 한다.

그런데 단지내 단톡방에는 누군가가 당시 상황을 녹음한 동영상, 동영상이지만 어두우니 여자가 소리치는 소리만 들리는 영상이 올라왔다.






눈앞에 벌어진 사건에도 도울 생각은 않고 휴대폰으로 촬영하려고만 하는 요즘 세태가 아쉽기만 하다.

도와주려고 손 내밀었다가 도리어 죄를 뒤집어 쓰게 되어 누명을 벗는데만 몇년이 지났다는 억울한 사건,

눈 앞에 어린 여자아이가 차에 치였는데도 내버려두어 2차, 3차 사고가 발생되어 결국 명을 달리 했다는 무정한 뉴스..



아주 오래된 사건들이라 생각했지만, 얼마전 위해에서 발생한 유치원버스 화재 사망사건, 다시 또 며칠전의 예와 비슷한 택시 뺑소니 사망사건이 떠오르며 '아이고 중국아.. 아이고 중국아..'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에는 무심하게 도와주지 않은 사람을 탓하는 사람들이 있었다지... 허허..

한국도 그런 사건이 없는건 아니니 중국만 욕할 건 아니긴 하다.





한 10년전쯤.

늦은 시간에 집에서 티비를 보고 있는데, 윗층에서 심하게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고. 저 집 또 부부싸움하네...' 남의 집 가정사에 누가 끼어들 수 있겠나.


그런데 그 날은 유독 심하게 싸운다. 여자가 갈라진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 크게 다투는 듯 하다.

다른 때와 달리 그 날은 물건도 집어던지며 싸우는 모양인데 유리인지 거울인지 깨지는 소리도 나고 뭔가 좀 낌새가 이상하다.




그러다가.. 난 무언가 무거운 물건이 바닥을 때리는 소리를 들었다.


'꾸웅....'


.........


....



갑자기 싸우는 소리가 멎었다.


.......


?????? 뭐지??????????????



이상한 생각이 든다.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는데 무언가 자빠지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 소리가 멈췄다????

누른다.

112.




몇 분 지나지 않아 경찰이 왔고, 상황설명을 한다.

어딘지 모르니까 같이 좀 가시잔다.



.....무서운데.........



신고자는 나니까.. 그래도 내가 신고했으니까 5층으로 가본다.

우리집은 403호인데 정확히 어디서 난 소리인지는 모르겠다... 원래 층간소음이라는게 벽을 타고 전달되기도 하기 때문에, 듣기에는 바로 위층이라 느껴도 바로 위층집일 수도 있고, 위층 옆집일수도 있고. 아니 2층 위인 6층일 수도 있고...



어느 집인지 잘 모르기도 하고, 정말 범죄가 일어난건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경찰도 그 늦은 시간에 아무 집이나 문을 두들기며 문을 열어볼 수는 없단다. 흠..... 그건 이해하지만.. 이해하긴 하지만...


뭐 그렇게 5층, 6층에서 나도 경찰도 변태처럼 남의 집 현관문 앞에서 소리를 엿듣(?)다가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요즘도 가끔 생각이 난다. 그 여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왜냐면...




나는 그 뒤로 그 집이 싸우는 소리를 못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교훈.

오지랖은 적당히, 신고는 신속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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