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눈탱이 맞고 상처받지 않는 법

2016. 5. 2. 02:21살다.

广州火车站(광저우 기차역)에 처음 갔다.

어..... 사람 진짜 많다? 진짜.. 어찌 표현을 해야할지.. 무슨... 사람들이 물 흐르듯이 흘러가드만요.

뒤에서 오니까 나도 앞으로 갈 수 밖에 없는 뭐 그런 상황...


뭐 어쨌거나,

목적지가 기차역은 아니고, 그 근처에 있는 의류도매시장.

이름이 뭐였더라... 汇美였었나... (가물가물)

'니하오' 배우러 다닌 학원에 같은반 부산아저씨가 거기서 가게를 하고 있었다.

덥기도 한참 더웠고, 직원들 3명이나 있다는데 빈손으로 가긴 미안해서 음료수를 샀다. 길가에 노점에서. (

(소개해달라고 산거 아니다. 진짜다.)



100원을 주고 60얼마인가 70얼마를 거슬러 받아야 했는데,

10원짜리 여러장을 보란듯이 치켜들고 한장, 두장, 세장 세보이더라.


"손은 눈보다 빠르다."


중국에서 환전상이 환전해주면서 눈앞에서 보란듯이 세어보이면서 밑으로 한두장 슬쩍 흘린다는 환전사기(?)를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

이 노점상 젊은 친구가 거스름돈을 셀 때 밑장을 빼나 안 뜨나 귀를 열고 눈을 치켜뜨고 봤다.


아니나 다를까,,

세번째인가 네번째인가 한장을 슬쩍 흘린다.


나도 눈 두개 있는 사람이다. 다 봤다.

나도 이 새파란 친구가 보는 앞에서 한장 두장 세어보였다. 모자라지. 당연히.

다시 자기가 받아서 세어보더니 '어? 잘 못 셌네?'(라고 했겠지. 뭐..)라면서, 다시 주겠다는데 또 흘리네???


화낼 필요 없다.

화낼 필요도 없고, 노점상 젊은 색히 눈앞에서 다시 세어보여주고 결국은 제대로 받았다. 허허허

그렇게, 나는 안당했다는 기쁜 마음으로 음료수 봉다리 휘날리며, 부산아저씨가 하는 가게에서 좀 털다가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싸구려 이어폰을 파는 노점이 보였다.

빨간색 드레박사님 칼국수이어폰인데, 길거리에서 파는 짝퉁이 비싸봐야 얼마나 비싸겠어. 하나 사서 막 쓰지 뭐, 싶어서 물어봤다.


我 어ㄹ마에여?

他 응. (안녕, 호구?) 30元이에영

딴에는 또 가격을 깎아보겠다고 20元을 불렀는데 안된단다. 여러번 얘기했는데, 안된단다...

씨... 25元 부를걸 그랬나.. 후회도 잠깐, 그냥 돌아섰어요. 뭐 꼭 필요한 물건도 아니고..



며칠뒤

그러고 며칠뒤에 퇴근하는 길에서 이어폰 장사를 또 만났다. 기차역에서 만난 그 사람은 아니었지만, 똑같은 드레박사님 빨간 칼국수를 판다.

거 참. 되게도 많이 찍었나보다. 아무나 어디서나 다 파네...


혹시나해서 또 물어봤다.

我 어ㄹ마에여?

他 20元

어? 내가 잘못 들었나??? 다시 물어도 역시 20元.


아.... 씨 -_ -;;;

괜히 기분나빠져서 안 샀다. 아니 이건 사면 내가 지는거다.



또 다시 며칠뒤

그러고 또 며칠뒤에는 新市라는 곳을 구경해보려고 갔다. 기차역만큼은 아니었지만, 거기도 사람 참 많더라...

옷가게도 기웃거려보고 그냥 사람 다니는거 구경도 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육교 밑에서 또 만났다.

누구를? 드레박사님 빨간 칼국수. 그 칼국수.


이게 그 때 유행을 했던건지... 죄다 이것만 판다. -_-;


또 물어봐야지.


我 어ㄹ마에여??

他 응. (안녕, 호구??) 15元이양.


씨... -_-;;;;;; 점점 내려가네.. -_-;;; 에이 그래도 15元보다 싸지겠어? 걍 사지 뭐.. 어차피 난 흥정도 안되고. 그냥 샀다.

기분 조~ㅎ게 15元주고 그 노점 뒤쪽으로 가서 담배를 꺼내물었다.

내가 드디어 승리했다. 기차역에서 30元 주고 샀으면 여기서 내가 얼마나 배아플뻔 했어. 나는 이겼다. 으하하하하하하ㅏ하하ㅏㅏ하?????


바닥에 붙어있는 10元짜리 가격표

그런데 그 전에는 안 보였던 가격표가 보인다.

흰종이에 10元이라고 아주 잘 보이게도 썼다. 내가 서 있던 발 언저리인데 난 왜 그걸 못 본건지...?



나는 그 뒤로 눈탱이를 맞아도 상처받지 않는 스킬이 길러졌다.....................